아이들이 클라이밍을 해야 하는 이유 – 인내력과 끈기를 중심으로
아이의 정서적 성장과 신체 발달을 동시에 자극하는 운동이 있을까? 그 해답 중 하나는 바로 ‘클라이밍’이다. 단순히 벽을 오르는 활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클라이밍은 아이들의 심리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신 운동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글에서는 클라이밍이 아이들의 ‘인내력’, ‘끈기’, ‘참을성’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1. 클라이밍이 길러주는 인내력과 끈기
클라이밍은 단순히 힘이 센 아이들이 잘하는 운동이 아니다. 벽을 오르기 위해선 전략, 순발력, 집중력, 체력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실패를 극복하는 힘’이 필요하다. 한두 번 실패하고 포기한다면 도달할 수 없는 높이에 도전하면서 아이들은 반복적으로 ‘시도–실패–분석–도전–성공’의 사이클을 경험하게 된다. 이 경험은 아이의 뇌에 ‘계속 도전하면 언젠가 해낼 수 있다’는 패턴을 심어주는 강력한 학습 도구가 된다.
2. 해외 연구 사례 – 인지 발달과 정서 조절
2016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발표한 한 논문에서는 키즈 클라이밍에 참여한 6~12세 아동들을 6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클라이밍 수업을 정기적으로 받은 그룹이 ‘좌절 인내 점수(Grit Scale)’와 ‘문제해결 능력’ 면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크리스틴 벤턴 교수는 “아이들이 클라이밍을 통해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끝까지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 스포츠과학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이밍은 ‘감정 자기조절(self-regulation)’ 능력 향상에 효과적인 운동으로 평가되었으며, 이는 아동기 ADHD 경향을 가진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 국내 사례 – 아이의 정서 회복에 효과적
국내에서도 키즈 클라이밍의 긍정적 영향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서연이(가명, 9세)는 또래보다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아이다. 부모의 권유로 지역 키즈 클라이밍 센터에서 주 2회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3개월이 지나자 서연이는 이전보다 표정이 밝아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서연이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벽을 붙잡는 것조차 두려워했는데, 이제는 일부러 어려운 코스를 선택해서 도전한다”며 “도전 후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광역시의 ‘OO어린이 클라이밍 센터’에서는 키즈 클라이밍 참가 아동 중 78%가 3개월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자기 인내 능력’, ‘자기표현 능력’ 항목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고 센터장은 밝혔다.
4. 발달 심리 관점에서 본 클라이밍의 효과
아이들의 두뇌는 유아기와 아동기에 급격히 발달한다. 특히 문제 해결 능력, 좌절감 극복력, 자기조절력은 이 시기에 많은 자극과 반복 학습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클라이밍은 이러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자극하는 운동이다.
- 좌절감 조절 능력: 원하는 지점까지 오르지 못했을 때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은 아이에게 ‘실패를 견디는 훈련’을 제공한다.
- 계획과 분석력 향상: 벽면의 홀드를 어떤 순서로 잡을지 계획하고 직접 움직여보는 과정에서 전략적 사고가 훈련된다.
- 자기 성찰 능력: 실패 후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되돌아보며,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게 된다. 이 과정은 ‘내가 왜 실패했는가’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
발달심리학자인 캐롤 드웩(Carroll Dweck)은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개념을 통해 “노력을 반복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가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성취를 이룬다”고 밝혔다. 클라이밍은 이 성장 마인드셋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5. 부모와 함께하는 클라이밍, 효과는 두 배
아이 혼자 클라이밍을 하는 것도 좋지만, 부모가 함께 참여하면 아이는 더 큰 안정감을 느끼고 도전 의지를 강화하게 된다. ‘가족 공동운동 활동’에 대한 2021년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연구에서는 “부모가 운동을 함께할 경우 아이의 도전 지속률이 2.3배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클라이밍 센터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벽을 오르거나 응원하는 분위기는 가족 간 유대감을 높이고, 아이의 성취감을 배가시킨다.
6. 마무리: 아이에게 ‘이겨야 한다’는 강요보다 ‘끝까지 해보자’는 응원이 필요하다
클라이밍은 경쟁보다 ‘완등(완전히 오르기)’이라는 개인 목표에 더 집중하는 운동이다. 아이는 타인과 비교되지 않고 자신의 목표에 집중하며 꾸준히 도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얻게 되는 인내심과 끈기는 단순히 운동 능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서 삶의 전반적인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핵심 자산이 된다.
“끝까지 해보는 연습을 시켜주고 싶다면 클라이밍을 시켜보세요.” 이 말은 단순한 권유가 아니다. 실제로 수많은 아이들이 이 운동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극복하며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인내력과 끈기, 자기조절력은 교과서로 배울 수 없는 삶의 중요한 기술이다. 그리고 아이가 이 기술들을 재미있고 안전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클라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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